2022. 8. 26. 14:21ㆍ정치,국제,사회,경제,시사이슈
법원, 주호영 직무집행 정지…與 "당 진짜 비상상황"
차기 전대 시기도 미궁 속으로…權직대 체제로 다시(?)
법원은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비대위 의결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모든 법적 쟁점에서 국민의힘 주장을 완전히 탄핵하고, 이준석 전 대표의 주장은 100% 인용했다. 이 같은 재판부 판단 기저에는 당원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당대표의 지위는 엄격하게 보장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26일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에서 심리한 이번 가처분 신청 사건의 핵심 쟁점은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출범할 만한 ‘비상상황’이었는지 여부였다. 국민의힘 당헌 96조 1항은 ‘당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안정적인 당 운영과 비상상황 해소를 위해 비대위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낸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26일 법원으로부터 일부 인용되면서 '주호영 비대위'가 직무 정지 위기에 놓였다.
전날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원팀'을 외치며 화합과 결속을 다졌던 국민의힘은 일순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27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번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이 전 대표가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본안 소송 확정 시까지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27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가처분 인용에 대한 당의 입장을 논의하기로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문자 공지를 보내 "의원님들께서는 지역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의원총회에 반드시 전원 참석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토요일에 의원총회를 소집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당이 진짜 비상상황"이라며 "(당의 입장은) 상황을 파악하고 정리가 돼야 말할 수 있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원내대표가 할지 차석 최고위원이 할지도 지금은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판결로 윤 대통령, 정부 국무위원 등과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던 당내 분위기는 순식간 얼어붙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 만찬에 전격 방문해 "당정 간 튼튼한 결속을 만들어내자"며 인사를 건넸고,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 파이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당권 주자 사이의 이견을 좁혀오던 전당대회 개최 시기 역시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여당 의원들은 이날 연찬회 자유토론에서 전대 개최를 놓고 토론을 이어간 바 있는데 시기를 앞당기자는 주장이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자유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다수가 주장을 편 게 아니라 정확한 비율은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도 "발언하신 분 위주로 하면 (전대 시기)를 당기자는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었다.
윤 대통령 역시 '전대를 올해 안에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추측이 이어졌던 만큼, 이를 중심으로 당내 이견이 좁혀지는 중이라는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다만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됐고, 법원이 주 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 만큼 차기 전대 시기는 미궁 속에 빠지게 됐다. 그보다는 권 원내대표 등의 직무대행 체제로 다시 전환해야 할지, 절차를 갖춰 비대위를 다시 출범해야 할지 등을 먼저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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