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계-이준석 ‘정면 충돌’…“보선 승리가 윤 덕분? 선 넘었다

2021. 7. 23. 21:51정치,국제,사회,경제,시사이슈

반응형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중진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당 밖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 예비후보(전 검찰총장)를 둘러싸고, 정작 당 안에 있는 당대표와 중진들 사이의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윤 예비후보를 압박하면, 중진들이 나서서 윤 후보를 옹호하며 반발하는 모양새이다.

국민의힘 내부의 이른바 ‘윤석열계’ 의원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적 미숙함’을 지적한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야권의 대선판을 누가 주도하느냐를 놓고 양쪽이 정면 충돌한 모양새다.

 

국민의힘 윤석열계 중진들은 23일 페이스북에 ‘대선주자 윤석열을 깎아내리지 말라’는 취지의 글을 일제히 올렸다.

정진석 의원은 “4·7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요인은 청년들의 분노와 좌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노회한 지도력도 있었지만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며 “문재인 정권과 혈혈단신 맞서 싸운 그 사람 덕에 국민은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의 중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 가닥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내주자에 대해서만 지지 운동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며 “정권교체의 깃발이 사라지면 뭘 가지고 내년 대선을 치를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전날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과거 정치에 미숙했을 때 했던 판단과 비슷한 판단을 한다”고 지적하자 4·7재보선 승리를 복기하며 윤 전 총장 엄호에 나선 것이다.

권성동 의원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지, 제1야당의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라며 이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두 의원은 지난달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식에 의원 20여명을 대동하고 윤 전 총장의 양옆에 서기도 했다.

‘좌진석-우성동’으로 불리는 당내 대표적인 ‘윤석열계’ 의원이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4번으로 나가면 이기고 2번으로 나가면 진다'와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당내 의원 다수는 부화뇌동했지만, 중심을 잡고 낚이지 않았던 당원과 국민이 주역이었던 승리"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 밖 인사를 밀기 위해 오세훈 시장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다 버리고 압박하다가 나중에는 단일 후보가 확정된 뒤에는 유세차에 올라오려고 하셨던 분들, 이긴 선거였기 때문에 웃고 지나간 것이지 결코 잊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 이준석, 당외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와야 된다느니 하는 주장에 반대하고 공정한 경선만을 이야기 하면서 전당대회에서 선택을 받았다"라며 "흔들림 없이 가겠다"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강경 대응이 당내 반발을 진압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당장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내가 어쨌든 당의 최다선 의원 아닌가? 우리 의원들도 이런저런 염려가 있어서 대표로 글을 하나 올린 것"이라며 본인 개인만의 의견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윤 전 총장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는데, 1년 넘는 시간 동안 당 밖에서 대여투쟁 선봉에서 뛴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에 대해 우리가 격려하고 보호해줘야지 자꾸 평가절하하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 재보궐선거의 승리 요인으로 윤 전 총장을 뽑은 데 대한 반발에 대해서도 "다 복합적인 요인인 것"이라며 "우리 당을 그나마 다시 쳐다보게 만든 건 윤석열 역할이 컸다"라고 반복했다.

다른 의원들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같은 당의 권성동 의원(4선, 강원 강릉시)은 이 대표의 반박글이 올라온 뒤 "당대표는 후보들에 대한 평론가가 아니다"라며 "그런데 요즘 당대표의 발언을 보면 우려스럽다"라고 정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다. 공교롭게도 정진석·권성동 의원은 지난번 윤 예비후보의 정치 참여 선언 당시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앞에서 그의 좌우에 섰던 인물들이다.

그는 "윤석열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의 운명을 짊어질 제1야당의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윤석열의 지지도는 당 지지도와 비례하고 있다. 즉 윤석열과 이준석은 공동운명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은 같지 않다. 대선은 그야말로 지면 모든 것을 잃는 선거"라며 "부디 영민한 당대표가 감정적으로 나서지 않고, 보다 냉정하게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의 열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부탁하고 또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전날엔 장제원 의원(3선, 부산 사상구)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자해정치"라며 "이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자니, 여당 측 평론가 발언으로 착각할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야권 대선 후보 1위 후보를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이런 식으로 비판해서 도대체 자신이 얻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이것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치마저 끌어내리는 발언"이라고도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들이 점점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에 가까운 수위로 치닫고 있다"라며 "당의 최고 중진들이 그토록 말조심을 당부했건만 소귀에 경을 읽는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점점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 같아 무척 우려스럽다"라며 "이 대표는 더 이상 야권 주자의 가치를 떨어뜨려 자신의 가치만 높이려는 자기정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