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중소기업·소상공인 , 경제악순환 유발할수도

2021. 8. 26. 11:38정치,국제,사회,경제,시사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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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등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중소기업계가 한국은행 산하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는 26일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한 강화된 거리두기로 매출감소가 심화되고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매출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유동성 위기로 쓰러지고 은행도 동반 부실화되는 악순환을 유발하게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한국은행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개최하고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기로 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건 2018년 11월 이후 2년9개월(33개월)만이다. 코로나19 4차 확산의 경기영향이 제한적이고 가계부채 증가속도와 집값 상승세 등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중앙회는 이에 대해 "정부와 금융계에서는 금리인상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금리 및 자금공급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여 일시적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며 "다음 달 말로 종료되는 대출만기연장도 추가 연장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가 조속히 실행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회가 33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관련 중소기업 의견조사'에서 추가 연장을 희망한다는 응답이 78.5%였다. '대출만기와 이자상환이 동시에 유예'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42.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별도로 '대출만기 연장'은 33.7%, '이자상환유예' 2.1%로 조사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1~2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

이번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물가 관리에 나서기 위한 성격이 짙다. 성급한 금리인상 결정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금통위 내에선 과도한 레버리지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둔 금융권 안팎의 관심도 크다. 추가 금리인상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에 따라 이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한 두 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던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통화당국은 이후에도 추가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길 것”이라면서 “이는 금융안정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인상이란 분위기의 환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투자전략 보고서에서 “8월 기준금리 인상 후 한은이 11월에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미 한국의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채권시장은 최소 두 차례 이상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내년 초엔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내년 초 금통위 통화정책방향은 1, 2월에 열리는데, 대통령 선거일(3월 9일) 및 이주열 한은 총재 임기만료(3월 말)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에 임박한 상황에선 금통위가 기준금리 조절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견된 이벤트’ 증시·부동산 영향 제한적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부동산 및 주식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금리인상 영향이 크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많다. 금리인상 폭이 적은 만큼 대출이자 등이 소폭 증가하겠지만 가계에 당장 큰 부담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금리 인상보다는 공급 부족이 집값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은 주가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리가 오르면 안전투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증시 투자자금을 예금과 달러 등 다른 자산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금리 인상 영향은 어느 정도 시장에 선반영됐고, 미국 잭슨홀 미팅 등을 통해 불확실성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당장 주식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잭슨홀 미팅 등 주요 이벤트가 예정된 만큼 국내 증시는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과 같은 4.0%로 유지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1.8%)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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