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로비스트, 이재명·정진상에게 인허가 청탁”

2023. 4. 10. 07:44정치,국제,사회,경제,시사이슈

반응형

검찰, ‘또 다른 로비스트’ 영장청구서에 적시

서울중앙지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장동 사건,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기소한 뒤 ‘백현동 의혹’ 관여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백현동 사업의 로비스트 A씨에 대해 ‘재판 위증’ 등 별도 사건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그 영장 청구서에 수사팀이 파악한 ‘백현동 의혹’의 기본 골격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9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백현동 사업자인 정모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는 지난 2013~2015년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선대위원장 출신인 김인섭씨와 민주당 주변에서 활동했던 A씨를 영입했으며, 김씨와 A씨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진상 정책비서관, 성남시 공무원에게 청탁해 ‘백현동 부지 용도 4단계 상향’이 이뤄졌다는 게 그간의 수사 결과라는 것이다. 김씨와 A씨가 이후 정 대표에게 받은 35억원도 로비 성공의 대가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현동 개발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지은 사업이다. 민간 사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가 김인섭씨를 영입한 뒤인 2015년 9월 성남시가 부지 용도를 ‘자연·보존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높여주면서 아파트 건설이 가능해졌다. 또 애초 전체 가구가 민간 임대로 기획됐다가 이후 민간 임대는 10%로 줄고 분양 주택이 90%로 늘었다. 민간 사업자는 3000억원대 분양 수익을 거뒀다고 한다.

당시 성남시 상대 인허가 로비는 A씨가 아시아디벨로퍼 정 대표에게 먼저 접근하면서 시작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A씨는 아시아디벨로퍼 정 대표가 인허가권을 가진 성남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사람을 물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김인섭씨를 소개해주고 인허가 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내용이 A씨 영장 청구서에 포함돼 있다고 한다. 또 “A씨는 1997년쯤 지인 소개로 김씨를 알게 돼 ‘호형호제’ 하는 사이로 지내왔고, 김씨는 2006년쯤부터 이재명·정진상과 각별한 정치적 교분을 형성했다”는 대목도 나온다고 한다.

이어 김인섭씨와 A씨가 2013년 11월쯤 정 대표를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김씨와 A씨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성남시청 2인자로 통하던 정진상과의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며 ‘성남시청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A씨 영장 청구서에 기재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인섭씨와 A씨가 ‘역할 분담’ 방식으로 성남시 상대 로비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씨가 이재명 시장, 정진상 정책비서관 등에게 백현동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해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용도 지역 변경 등 인허가 청탁을 했다” “A씨는 김씨나 정 대표의 요구 사항을 성남시 담당 공무원들에게 전달하는 등 소위 ‘대관(對官) 작업’을 수행하면서 성남시 내부 정보 및 진행 상황을 김씨와 정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대목이 A씨 영장 청구서에 나온다고 한다.

성남시가 2015년 9월 백현동 부지 용도를 4단계 높여줬는데 당시 김인섭씨는 백현동 사업과 별개인 ‘성남 빗물 저류조 공사 비리 사건’으로 5개월째 구속 수감된 상태였다. 김씨는 자신이 구속된 기간에도 A씨를 통해 성남시 상대 로비를 계속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거의 매일 김씨를 면회하면서 그의 지시를 받고 이행 사항을 보고하는 방법으로 대관 작업을 사실상 전담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백현동 관련 알선수재 혐의 이 외에도 과거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도 적용했다. 2018년 12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수차례 전화로 A씨에게 위증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A씨가 2019년 2월 재판에서 실제로 위증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백현동 사업은 김인섭씨가 대관 업무를 맡았고 나는 식사 일정을 잡는 등 사소한 수발을 들었을 뿐”이며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로부터 재판에 출석해 증언을 해달라는 연락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위증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은 “A씨의 실거주지가 파악된 점 등에 비추어 구속 필요성은 다소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압수 수색으로 객관적 증거는 어느 정도 확보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 측은 A씨 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내용에 대한 이날 본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김인섭씨는 지난 1월 알선수재 등 혐의로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김씨는 백현동 개발이 진행 중인 2014~2015년 정진상씨와 115차례 통화한 것으로 경찰에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와 A씨가 백현동 개발을 위한 인허가 청탁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아시아디벨로퍼 정 대표에게 35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잡고 성남시 관계자에게 뇌물 등 금품을 제공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최정훈의 조은가요 - YouTube

반응형